당신은 시시하지 않아요

당신은 시시하지 않아요

은궁

당신은 시시하지 않아요, 은궁 (버즈, 버즈라이브 케이스)

"핑크와 그레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주인공이 무료한 표정으로 공을 튕기며

'시시해'라고

반복하며 말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말로 하는 것은 겉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시시하다 말하는 사람의 일상이 괜찮을 리가 없다.

그런 그에게 다른 사람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나와는 다르게 멋진 인생,

그야말로 핑크빛 인생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내가 바라보는 혹은 동경하는 것이 사실은 거짓이라면..?

그렇다면

자신은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그레이를 덮고 있던 핑크일까,

핑크를 덮고 있던 그레이일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없다.

아무리 바라보고 또 보아도 남의 것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의 삶은 다르다.

때로는 나 자신이 싫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모든 것이 싫어진다.

시시하고 초라해 보이는 내가 싫어 외면한다.

그리고는 나 아닌 다른 곳, 다른 사람을 바라본다.

나는 홀로 남겨져 점점 더 시들어간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어떨까.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이

특별한 것 없는 오늘 하루가

더 이상 시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나와 마주했던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그 시간을 나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채워가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때때로 힘들어하는 모습의 나를 외면하지 않는 것,

그런 나를 시시해하지 않는 것,

그런 나의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시시하지 않아요

_Aroma of night_

글/ 아트워크

by 은궁(angaeblue)"

일상을 담은 판타지 무드를 쓰고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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