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품에 안고 온 작은 꽃다발




비 오는 날, 품에 안고 온 작은 꽃다발


greenut


비 오는 날 품에 안고 온 작은 꽃다발, greenut (캔버스 액자, A3 - A0 841x1189mm)

'꽃다발 예쁘네요. 오늘 좋은 일 있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주 평범한 날이었어요.'

커피 한 잔 마시러 갔다가 꽃이 예뻐서 작은 꽃다발 하나를 샀던 어느 날. 품에 꽃을 안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지나가던 한 분께서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보신 일이 있었다.

특별히 기념할만한 것 없는, 아주 평범한, 어제와 내일과 다를 것 없는 오늘이었지만 문득 받게 된 질문 하나에 잠시 생각을 해 보니 오늘은 평범한 날이 아닌, 꽃을 사는 즐거움이 있는 특별한 날이었구나 싶었다.

좋은 일이 있어서 꽃을 사는 게 아닌, 꽃을 사서 좋은 날인 것. 그날 자정이 되기 15분전 쯤, 오늘 하루는 정말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나서 손에 작은 꽃다발을 사 들고 밤그림자 사이를 걸어가는 내 모습이 꽤 즐거워보였는지, 아니면 꽃을 들고도 힘들어보였는지 모를 일이지만 마음에 드는 꽃다발 하나를 사 들고 가던 그날은 덕분에 제법 특별한 날이 되었다.


green + peanut = greenut, 초록땅콩
식물과 자연, 느린 시간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초록땅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