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베레모

가을 베레모

애뽈

가을 베레모, 애뽈

내겐 가을을 꼭 닮은 베레모 모자가 하나 있어요.

보드라운 재질에 작은 버튼이 달린 갈색 베레모에요.

아끼는 원피스를 입고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외출하는 날,

이 베레모를 쓰면 왠지 조금 더 가을스러운 기분이 들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베레모를 벗어 손에 들고

그 안에 작은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를 담아 오면 어때요?

나뭇가지에 노끈으로 솔방울을 매달아 장식을 만들어

현관에 매달아두면 생각만 해도 아주 근사할 거예요.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을 하며 옷걸이 맨 위에 베레모를 걸어둡니다.

내일 외출에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 보이는 곳에 말이에요.

힘들고 지친 순간에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날은 행복합니다.

어렸을 적 좋아하던 동화나 꿈속 이야기, 작은 들꽃이나 푸른 하늘의 흰 구름 떼 같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이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감성이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 꿈을 위해 오늘도 손에 익숙한 연습장의 어느 페이지를 채워갑니다.